자기 계발 /수필

너무나 엽기적인 그녀 --버스에서 스킨쉽

김동수 2017. 1. 20. 19:58

너무나 엽기적인  그녀 --버스에서 스킨쉽





10년 더 된 일이다

그때 나는 40초반이었는데 인생 최절정기 헐크 모드로 지낼 때였다

헬스장에선 야수로 변신하는 느낌으로 헬스장이 떠나가도록  괴성을 지르며 100 KG를 처음 들던 시절이었다


힘이 넘쳐서 정확하게는 정력이 넘쳤다

용그림이 들어간 옷이나 국화꽃이 크게 그려진 반팔티를 입고 무거운 은목걸이를 반짝반짝 옷밖으로 내놓고 다녔다

전철에선 완전 쩍벌남으로 앉아서 내 근처엔 사람들도 잘 오지 않았다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땐 전부 논스톱으로 뛰어서 올라가던 시절이었다


그땐 여자 눈을 보면 나의 안광이 여성의 영혼까지 꿰뜷을 듯했다

정력이 넘치다보니 나도 모르게 동물적 원초적 본능만 활활 타올라서

나이 불문 상황 불문 오로지 남과 여로만 상대를 인식했다


근데 재미있는 건 여자들이 그런 눈빛을 정말 좋아한다는거다

그해에 난 한번도 그 이글이글거리는 눈빛을 피하는 여자를 본 적이 없다

정말 뭐랄까 심봤다는 표정으로 여자들이 내 눈빛을 피하지 않고 유심히 보았다

그러니 당연히 피가 뜨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해만 그랬다 다음해부턴 그런 눈빛은  흉내도 못냈다


그해엔 나에게서 마력적인 호르몬이 풍겨 나왔었다

그 예기는 좀 쓰기 그래서 생략한다

하여튼 그해엔 난 인기가 아주 좋았다

신사동 큰 호프집에 가면 여자 사장이 일부러 내 옆에 와서 같이 술마시다가

일은 조카 두명에게 다 맡기고 중간에 논현동 조개구이를 먹으러 간 적도 있다


하지만 내가 눈치가 약해서 별 일은 없었다 ㅎㅎ

그땐 눈이 롯데 타워처럼  높기도 했었고 ㅎㅎ


어느 화창한 봄날

경기도에서 살 때였는데 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수업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날 따라 운동하고 시간이 좀 남아서 평소와 다른 빙 둘러가는 코스로 버스를 탔다

싱그러운 신록을 감상하여 느긋하게 한 팔을 버스 창에 걸치고 가려고 버스에 올랐다


내리는 출입구 뒤에 까만 선글라스를 낀 세련되고 유혹적인 도톰한 입술의 긴 스트레이트 머리의 30대 중반 정도의

여성이 혼자 앉아 있엇고 다른 자리는 거의 다 비어있었다

난 당연히 그 여성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 여성은 반팔 차림으로  차에서 무슨 뜨게질을 하고 있었다 나도 반팔이고요


그래서 앉아있는데 두 팔이 자꾸  닿았다

그렇다고 내가 그걸 살며시 피하는 예의가 있는 건 아니고

캍이 체온을 나누면 삭막한 세상에서 훈훈한 사람사이의 정이 드니까 누군지 몰라도 ~~


그 여성은 뜨게질을 하느라  꼼지락거리며 내 팔에 의도한건지 모른건지

하여튼 매끈하고 끈적하고 짜릿한 스킨쉽을 계속 하였다


그러다보니 몸에 자연스런 생물적인 반응이 일어나서

유턴하는 종점에 내리기 민망한 정도가 되어서 종점을 몇 정류장을  앞두고 깊게 깊게 심호흡을 하며

흥분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생물적인 반응이 겨우 힘들게 가라앉았다


그나저나 종점에서 이 여성도 내릴 거 같은데

예의상 내가 한마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것도 인연인데 커피나 한잔 하실까요  ??


그러나 그날은 돈도 없고 수업도 가야되고 하여

엄청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눈물을  머금고 그냥 학원으로 갔다 으아악~~



근데 요즘은 시간도 많고 호주머니에 돈도 있는데

버스에서 뜨게질 하는 여성이 없네 아니 내가 지하철을 타서 그런가

이제부턴 아주 멀리 돌더라도 버스를 이용해야겠다  

버스 노선 연구도 좀 해야지 경치좋은 노선으로다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