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 /한시와 수필

부산 광복동 쪽샘의 추억 2---獨酌 -- 李白

김동수 2015. 3. 30. 18:13

부산 광복동 쪽샘의 추억 2 ---獨酌 -- 李白 

 

獨酌 -- 李白 독작 -- 이백

 

 

 

 

天若不愛酒  천약불애주      만일에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  주성부재천      하늘엔 주성이 결코 존재하지 않았으리   

 

地若不愛酒  지약불애주      만일에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  지응무주천      결단코 땅엔 주천  존재하지 않았으리

 

天地旣愛酒  천지기애주     하늘과 땅도  술을 이토록  사랑하니

愛酒不愧天  애주불괴천     남아인 내가  술을 당당히  마시려네

 

已聞淸比聖  이문청비성     청주를 성현이라 비유한다 들었고  

 復道濁如賢 부도탁여현     탁주는 현인이라 비유한다 들었네   

 

賢聖旣已飮  성현기이음      현인과  성인을 모조리  마셨거늘

何必求神仙  하필구신선      신선이 되기를  구해서  무엇하리  

 

三杯通大道   삼배통대도     석 잔 술에 대도에 통달하고

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한 말 술에 자연과 합일하네 

 

但得酒中趣   단득취중취     오로지 취중에만  얻는 비법이니

勿爲醒者傳   물위성자전     주흥이 없는자는  절대 모르리라     

 

 

부산 광복동의 뒷길 지하에 있는 쪽샘이란 고풍스런 술집의

사방의 벽엔 흰바탕에 초서로 멋지게 휘갈겨진 한시가 있었다  

그중에 내가 겨우 알아본 시는 위의 이 백의 독작이었다

 

아~~내가 늘 찾던 그런 분위기에 마치 절세의 미녀 왕 소군을 본 듯 내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내가 수주 변영로의 명정 40 년에 나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화창한 초봄에 변영로가 집으로 놀러온 공초 오상순등과

주신인 바카스의 후예답게 명륜동 성균관에서 돼지고기에 소주를  질펀하게 마셨다  

 

처음엔 품격있는 고준한담이 오갔는데  갑자기 봄비가 세차게  내려 온몸이  흠뻑 젖었다   

 

 三杯通大道   삼배통대도     석 잔 술에 대도에 통달하고

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한 말 술에 자연과 합일하네 

 

그러자 누군가 위의 시를 읊으며 자연과 하나가 되기위해 그걸 가로막는 옷을 벗자고 했다

취기가 한참올라 윗옷을 시원하게 벗었는데  술과 담배로 꼭지가 돌아버린 공초 오상순이

자연과 완전히 하나가 되자고 하여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족이 되었다

 

누군가 그런 깊은 뜻을 만천하에 알리자고 하여

중국 그림에 나오는 피리부는 목동처럼 지나가는 한가한 소(??)를 타고서 종로로 진출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 일본순사에게 걸려서 풍기문란으로 파고다 파출소에서 하룻밤을 거하게 되었다  

 

 

 

손짓발짓 섞어가며 재미있게 살을 붙여서 한참을 예기하며

우리는 한참동안 웃으며 술과 우정을 흠뻑 즐기며 놀았다